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과 A24 제작의 <헤레틱> 두 작품은 모두 종교적 믿음과 인간 본성을 탐구하는 공통된 주제를 가지고 있다. 비슷한 주제이지만, 전개 방식과 완성도에서 확연히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계시록>은 초반부터 빠른 전개와 강렬한 사건 중심의 스토리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류준열과 신현빈의 연기는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며, 종교적 믿음과 트라우마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특히 초반부와 중반부는 몰입감이 뛰어나고 사건들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졌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 해결이 지나치게 직선적으로 이루어지며 긴장감이 약화되었다. 결말 부분에서는 예상 가능한 전개로 인해 김이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에 비해, <헤레틱>은 초반부터 서서히 심리적 압박감을 쌓아가며 관객을 긴장 속으로 끌어들인다. 휴 그랜트의 섬뜩한 연기와 제한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대화 중심의 전개는 독특한 스릴러 경험을 제공했다. 특히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결말에 이르러서도 여운을 남기는 점이 돋보였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감이 풀리지 않아 몰입도가 훨씬 높게 느껴졌다.
완성도 면에서 <계시록>은 흥미로운 설정과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구조와 연출 면에서 다소 부족한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상징적인 장면들이 많았지만, 이러한 요소들이 영화 전체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단편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후반부 사건 해결 과정이 급작스럽고 단순하게 마무리되어 철학적 깊이가 약화되었다. 반면 <헤레틱>은 A24 특유의 정교한 연출과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정정훈 촬영 감독의 섬세한 영상미와 크리스 베이컨의 음악은 영화의 분위기를 극대화하며, 밀실 스릴러로서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한다. 대사와 연출 모두 치밀하게 설계되었으며, 단순한 공포를 넘어 믿음과 인간 본성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전체적으로 더 탄탄하고 깊이 있는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계시록>은 가볍고 흥미진진한 전개를 통해 대중적인 재미를 제공하는 영화이다. 초반부와 중반부는 몰입감이 뛰어나지만, 후반부 결말에서 긴장감과 철학적 깊이가 약화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반대로, **<헤레틱>**은 완성도 높은 연출과 깊이 있는 메시지 전달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긴장감 넘치는 밀실 스릴러로서 끝까지 몰입하게 만들고, 단순히 공포를 주는 것을 넘어 관객들에게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영화이다.
두 작품은 각자의 장점과 단점을 지니고 있으며 관객에게 다른 방식으로 다가간다. 개인적으로는 가볍게 즐기기에는 <계시록>, 깊은 여운과 완성도를 추구한다면 <헤레틱>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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