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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뉴스

쿠팡 배송기사 사망!

 

우리 사회에 또 하나의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쿠팡 배송기사로 일하던 50대 노동자가 배송 업무 중 쓰러져 스스로 119에 신고했지만, 안타깝게도 응급실에서 사망한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우리 사회의 배달 플랫폼 노동 환경과 생명 안전 문제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스스로 119를 불러야 했던 노동자의 마지막 길
사건은 지난 8월 12일 경기도 안성에서 발생했다. 쿠팡의 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의 위탁 대리점 소속 50대 택배기사 A씨는 그날도 평소처럼 물류센터에서 택배를 싣고 배송에 나섰다. 하지만 차량을 운행하던 중 몸에 심각한 이상을 느꼈고, 결국 자신의 손으로 119에 구조를 요청해야만 했다. 그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되었으나, 안타깝게도 대기 중에 사망했다. 사망진단서에 기재된 사인은 뇌졸중과 심근경색이었다.​

고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과로사'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이 제기한 의혹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전 7일 이상 연속으로 근무했으며, 하루 노동시간은 12시간을 훌쩍 넘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쿠팡의 전산 시스템상 불가능한 연속 근무를 위해, 동료나 회사의 아이디를 공유하는 '유령 아이디'가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쿠팡 측은 고인이 병원에서 심장 시술을 위해 4시간 이상 대기하던 중 사망했다며, 과로보다는 응급 조치 지연이 직접적인 원인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건을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두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쿠팡 물류 및 배송 현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0년 쿠팡의 급성장 이후 물류센터에서만 9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배송기사까지 포함하면 사망자는 30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3월 안성 물류센터, 8월 용인 신선물류센터에서도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등 비극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반복되는 사고는 우리 사회에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2022년 시행된 이 법은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원청뿐 아니라 하청·특수고용 노동자의 안전까지 책임지도록 범위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법 적용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특히 쿠팡 배송기사와 같이 개인사업자 신분인 '특수고용직' 노동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주 52시간 근무제 등의 보호를 받지 못하며, 사고가 발생해도 플랫폼 원청 기업에 책임을 묻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실제로 과로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례는 아직 한 건도 없다는 사실은,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 강화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우리는 '효율'과 '성장'이라는 이름 아래 무엇을 잃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한 노동자가 스스로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119 버튼을 눌러야 했던 현실, 그리고 그것이 개인의 불운이 아닌,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반복되는 비극이라는 사실은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배달 플랫폼 노동자들은 더 많은 배송 건수를 올리기 위해 스스로를 위험한 노동 환경으로 내몰고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은 최저임금보다 낮은 배달료를 주며 노동자가 스스로를 착취하며 일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시스템 속에서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생명은 그 어떤 경제적 가치와도 바꿀 수 없는 인류 보편의 권리이다. 일부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일하는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것은 국가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반복되는 죽음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기업의 책임 의식 강화와 함께, 법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모든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더욱 강력한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

 


이번 쿠팡 배송기사의 사망 사건은 대한민국 플랫폼 경제의 어두운 이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다.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법과 사회 안전망의 총체적 부실이 빚어낸 구조적 비극이라 할 수 있다. 특히 ‘특수고용직’이라는 모호한 지위 뒤에 숨어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 기업이 책임을 회피하는 현재의 구조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노동의 형태와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법의 적용 범위를 명확히 하고, 기업의 실질적인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이는 단순한 법 개정을 넘어, 사람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적 합의와 기업 문화의 근본적인 전환을 이끌어내는 출발점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