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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멘토> VS <내가 잠들기 전에> 와 는 모두 주인공이 단기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는 크리스토퍼놀란 감독의 2001년 작품이고, 는 로완조페 감독의 2014년 작품이다. 를 처음 보았을 때는 감독의 아이디어와 연출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나서 나온 는 어떤 차별성과 특이점이 있을지 궁금했다. 주연배우가 니콜키드먼과 콜린퍼스다. 로완조페 감독은 의 각본을 썼다. 두 영화는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의 설정 때문에 긴박하게 전개된다. 하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는 거칠고 숨 가쁜 반면 는 차분하게 스릴러의 공식을 밟아간다. 후반부에 다소 약한 반전과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조금 아쉽다. 가 워낙 뛰어난 작품이라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도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들어진, 볼만한 스릴러 영화다. 는 영화 자체의.. 더보기
<내가 사는 피부> VS <톰보이 리벤저> 는 딸을 강간해 죽게 만든 범인을 납치해 강제로 성전환 수술을 하는 아빠에 관한 이야기이고 는 강제로 성전환 수술을 당한 어느 킬러의 이야기다. 두 작품 모두 강제 성전환을 소재로 하는데 장르와 스타일이 전혀 다르다. 는 충격적인 소재만큼 어두운 여운이 남는다. 는 범죄 액션 영화로 보다 가볍게 볼 수 있다. 어떨까?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자신의 성이 바뀌어 있다면... 더보기
소소한 재미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 는 기억에 남는 한국 영화다. 일단 영화가 매우 재미있다. 소소한 일상을 재미지게 풀어냈는데 재미있고 쉬운 버전의 홍상수 영화라는 느낌이 든다. 자료를 찾아보니 영화를 만든 김초희 감독은 실제로 홍상수 감독의 PD였다고 한다. 결국 는 자신의 이야기를 장편영화로 만든 셈이다. 화면이나 대사, 장면마다 홍상수 감독의 향기가 묻어나긴 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따뜻하고 밝은 느낌이다. 언젠가부터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안 보게 되었는데 마지막으로 본 홍상수 영화는 이다. 여배우와의 불륜 문제가 터진 것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매번 똑같이 반복적인 영화 스타일에 흥미를 잃었던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올해처럼 영화를 안 본, 못 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를 보고는 오히려 다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찾아봐야겠다는 생.. 더보기
김훈 작가 - 하얼빈 김훈 작가의 신작 "하얼빈"은 안중근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냈다. 다소 담담한 이야기 흐름은 영웅 안중근 보다는 인간 안중근에 집중하고 있다. 부인과 자녀들이 조금만 더 빨리 하얼빈에 도착했다면 아마도 거사를 치루지 못했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안중근의 깊은 고뇌를 짐작할 수 있다. 한 가족의 가장으로, 남편으로, 아버지로서의 안중근도 기억할 부분인것 같다. 아버지가 죽자 아들이 태어나는 질서는 삶과 죽음이 잇달음으로 해서 기쁘거나 슬프지 않았고, 감당할 만했다. 모든 죽음과 모든 태어남이 현재의 시간 안에 맞물려 있었다. 상해에서 돌아오니, 그렇게 되어 있었다. - 하얼빈(김훈 지음, 문학동네 2022) 중 26p- 더보기
극 사실적 연출의 수작 - 디트로이트(Detroit, 2017) 는 와 를 만들었던 감독의 작품이다. 1967년 디트로이트에서 발생한 흑인폭동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매우 사실적이고 건조한 연출이 돋보인다. 미국 역사에 대해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로 말하면 5.18 민주화운동과 같은 비극적인 현대사의 일부분인것 같다. 영화의 상당 분량이 모텔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경찰이 흑인에게 린치를 가하는 장면인데 긴장감이 매우 높다. 웬만한 호러영화는 저리가다. 포스터나 줄거리를 보면 재미가 없을것 같지만 몰입감이 높아서 시간가는 줄 모른다. 특별히 유명한 배우는 안나오는데(감독이 제일 유명한 듯) 나쁜 경찰로 나오는 라는 배우의 연기가 아주 인상적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선악을 단정짓거나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로 갈 수도 있었을텐데 감독 특유의 차가운 시선만이 담겨있다. 다큐.. 더보기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 는 인간 내면을 직시하며 영화적 드라마의 힘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극중 인물들은 일반적인 기준에서 보면 대부분 온전(평범하거나 정신적으로 건강한)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큰 결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우리의 현실과 비슷하다. 따지고보면 결함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주인공으로 나오는 엄마(밀드레드)가 경찰서장(윌러비)와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다. 윌러비에게 취조를 당하며 말다툼을 하던 중에 암에 걸린 윌러비가 갑작스런 기침과 객혈을 하자 엄마가 보이는 태도와 표정... 그 장면에서 보여주는 엄마의 모습에서 이 영화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에는 악인이 없다. 분노의 대상이 되는 경찰서장이나 악당으로 보이는 경찰(딕슨)조차도 결국은 선한 본.. 더보기
12월, 연인이 함께 볼만한 영화 - 라라랜드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스톤 주연의 감독은 를 만들었던 다미엔차젤레. 배우와 감독의 조합이 좋다. 영화는 도입부와 엔딩이 압도적이다. 뻔할 것 같은 뮤지컬 영화에 뛰어난 시각적 효과를 더해 음악과 영상의 완벽한 조화를 보여준다. 말 그대로 귀와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거기에 감정의 울림까지... 이후 별다른 두각이 없던 엠마스톤의 열연이 돋보인다. 원래 여주인공역은 엠마왓슨에게 먼저 출연 제의가 있었는데 까다로운 조건 등을 내세우며 뜸을 들이다가 엠마스톤에게 배역이 넘어갔다고 한다. 지금은 땅을 치며 후회하는 중이라고... 라이언 고슬링 역시 직접 피아노를 배워서 연기를 했다고 하는데 그 열정 덕분인지 배역과 딱 맞아떨어진다. 는 결말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매우 독특하다. 해피엔딩? 또는 새드엔딩? 네이* 평.. 더보기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Amour, Love, 2012) 는 2012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늙음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가 늙어가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결국 관계와 사랑에 관한 것이기도 하다. 늙음과 죽음은 누구나 공평하게 맞이하게 되는 상황이다. 종종 뉴스에서 이 작품과 비슷한 상황을 접하곤 하는데 제 삼자에게는 그저 한 줄짜리 스쳐가는 뉴스일 뿐이다. 우리의 삶이 결국은 한 줄짜리 토막뉴스로 끝을 맺는다면 그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하지만 삶은 결코 그렇게 보잘것없지도, 단순하지도 않다. 우리의 삶은 사랑을 추구하고 사랑을 위한 삶이었기에... 는 비극적인 상황을 뛰어난 연출력으로 풀어내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돌아보게 해준다. 영화가 주는 따뜻한 감동이란 이런 게 아닐까? 더보기